고전 한 스푼, 오늘 한 잔
"니체의 문장으로 번아웃을 이겨내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지혜로 인간관계를 돌아봅니다. 당신의 복잡한 오늘을 위한 가장 쉬운 인문학 처방전."

SNS 속 타인의 시선, 나는 정말 행복한가? - '인정 욕구'에 대한 철학적 성찰

SNS 속 완벽해 보이는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지치셨나요? '좋아요' 숫자에 내 행복이 흔들리나요? 아들러 심리학의 지혜를 통해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행복을 찾는 철학적 성찰과 실천법을 알아봅니다.

스마트폰 화면에 비친 화려한 SNS 피드와 그 앞에 앉아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의 모습 일러스트.

혹시 당신도? SNS 화면 속 '완벽한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순간들

늦은 밤, 침대에 누워 무심코 인스타그램 피드를 넘겨봅니다.
친구의 화려한 해외여행 사진, 동료의 승진 소식, 완벽한 몸매를 자랑하는 인플루언서의 일상…
'좋아요'를 누르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씁쓸해지는 경험, 혹시 당신도 있지 않으신가요?

스마트폰만 켜면 쏟아지는 타인의 빛나는 순간들 속에서 문득 내 삶은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분명 나도 나름의 행복을 누리고 있는데, 왜 SNS 속 세상은 나를 작아지게 만들까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평균 4개 이상의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며, 특히 2030 세대에서는 인스타그램 사용률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출처: 한국언론진흥재단, 2024 소셜미디어 이용자 조사)
이처럼 우리는 타인의 삶을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에서, 그리고 자주 접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문제는 SNS 속 모습이 종종 현실의 '하이라이트'만 편집된 버전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의 잘 다듬어진 행복과 나의 일상(때로는 지루하고 힘든)을 비교하며 불필요한 경쟁심이나 박탈감을 느끼곤 하죠.
‘좋아요’ 숫자로 내 가치를 평가받는 듯한 기분,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신경 쓰며 포스팅 하나에도 에너지를 쏟는 모습.
이것이 정말 우리가 원했던 소통과 연결의 모습일까요?
어쩌면 우리는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나의 행복은 누가 결정하는가?: '인정 욕구'의 뿌리와 아들러의 해법

나의 행복은 누가 결정하는가?: '인정 욕구'의 뿌리와 아들러의 해법

우리가 SNS 속 타인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끊임없이 비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심리적 요인이 있겠지만, 오스트리아 출신의 저명한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이 문제의 핵심에 '인정 욕구(Recognition Desire)'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본능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인정 욕구가 지나쳐, 내 삶의 가치와 행복마저 타인의 평가에 좌우되게 만드는 것입니다.

아들러는 왜 인정 욕구를 부정하라고 했을까?

놀랍게도 아들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한 고민은 결국 '타인의 과제'이지, '나의 과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과제의 분리(Separation of Tasks)'입니다.

💡 과제의 분리란?
어떤 행동의 최종적인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고, 내 행동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궁극적으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타인의 과제'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의 신념에 따라 최선을 다해 행동하는 '나의 과제'에 집중하는 것뿐입니다.
(출처: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미움받을 용기', 2014, 인플루엔셜)

SNS에 적용해 볼까요?
내가 어떤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는 것은 '나의 과제'입니다.
하지만 그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를지, 어떤 댓글을 달지, 나를 팔로우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타인의 과제'이죠.
타인의 과제에 내가 집착하고 휘둘리는 순간, 우리는 불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내 행복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넘겨주는 셈이니까요.

인정 욕구 대신 무엇을 추구해야 할까?

아들러는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는 대신 '공동체 감각(Community Feeling)'과 '타자 공헌(Contribution to Others)'을 통해 진정한 행복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내가 공동체(가족, 친구, 직장, 사회 등)의 일원으로서 가치 있는 존재이며, 타인에게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는 느낌.
이것이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자기 긍정감의 기초가 된다는 것입니다.

SNS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좋아요'를 받기 위해 나를 포장하는 대신, 내가 가진 정보나 경험,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누며 타인과 건강하게 연결되고 기여할 때, 우리는 더 깊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많은 '인정'을 받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타인과 관계 맺고 공동체에 기여하며 '스스로' 만족하느냐입니다.


SNS '좋아요' 숫자보다 중요한 것들: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연습

SNS '좋아요' 숫자보다 중요한 것들: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연습

아들러의 지혜를 알았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타인의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연습을 통해 우리는 SNS 속 인정 욕구의 굴레에서 벗어나 내 삶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 근육을 키우듯, 마음의 근육도 단련이 필요하니까요.

① '과제의 분리' 연습하기: 이건 내 숙제가 아니야!

SNS 활동 후 감정이 요동칠 때, 잠시 멈춰 서서 '이건 누구의 과제인가?' 질문해보세요.

  • 내 게시물에 '좋아요'가 적다고 속상한가요?
    → '좋아요'를 누르는 것은 타인의 과제입니다.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을 나눴다는 '나의 과제'에 집중하세요.

  • 누군가의 악의적인 댓글에 마음이 상했나요?
    → 비난하거나 무례하게 구는 것은 그 사람의 과제(이자 인격의 문제)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는 '미움받을 용기'를 떠올리세요.
    나의 가치는 타인의 말 한마디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 다른 사람의 화려한 삶과 비교하며 우울해지나요?
    → 그 사람의 삶을 부러워하거나 나의 상황을 비관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감정 소모입니다.
    비교 대신, 지금 '나의 과제'인 내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에 집중하세요.

② '자기 수용' 연습하기: 불완전한 나를 괜찮다고 말해주기

우리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SNS 속 반짝이는 모습 뒤에는 누구나 평범하고, 때로는 부족한 모습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까지 포함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 메모

아들러는 "중요한 것은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나의 조건이나 환경을 탓하기보다,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을 가지고 어떻게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갈지에 집중하는 것이 '자기 수용'의 시작입니다.

나의 가치는 팔로워 수나 '좋아요' 개수로 증명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세요.
스스로에게 "괜찮다", "이만하면 잘하고 있다"고 따뜻하게 말해주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③ '타자 공헌' 연습하기: 작은 기여에서 오는 만족감 찾기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는 마음에서 벗어나려면, 시선을 '나'에게서 '타인'과 '공동체'로 돌리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거창한 봉사활동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 친구나 동료의 게시물에 진심 어린 칭찬이나 격려의 댓글을 남겨보세요.

  • 내가 가진 유용한 정보나 팁을 SNS를 통해 공유해보세요.

  •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누군가의 질문에 성의껏 답변해주거나 공감해주세요.

이런 작은 '기여'들이 모여 내가 공동체에 쓸모 있는 존재라는 느낌, 즉 '공동체 감각'을 키워줍니다.
이는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자존감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한 사람이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창밖의 실제 풍경(예: 공원, 사람들)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모습 일러스트.

타인의 시선 필터 끄기: 비교 대신 연결을 위한 SNS 활용법

SNS 자체를 악마화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SNS는 여전히 유용한 소통과 정보 공유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들 역시 SNS 사용 시간 자체보다는 '사용 방식'이 정신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합니다.
(출처: 헬스조선, 2025.03.31)
이제 타인의 시선 필터를 끄고, 비교가 아닌 진정한 '연결'을 위한 SNS 활용법을 고민해 볼 시간입니다.

  • 습관적으로 피드를 넘기기보다, '내가 지금 왜 SNS를 보려고 하는가?' 잠시 생각해보세요.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인가요, 아니면 특정 정보나 영감을 얻기 위해서인가요?
    목적을 의식하면 무의미한 스크롤링과 비교의 늪에 빠질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 팔로우 목록을 점검하고,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질투, 박탈감, 자기 비판 등)을 유발하는 계정은 과감히 '언팔로우'하거나 '숨김' 처리하세요.
    대신 나에게 긍정적인 영감이나 유용한 정보를 주는 계정, 따뜻한 연결감을 느끼게 하는 친구들의 계정 중심으로 피드를 재구성해보세요.
    SNS를 비교의 장이 아닌, 성장의 자양분을 얻는 곳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 단순히 눈으로 보기만 하는 '눈팅'이나 습관적인 '좋아요' 대신,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늘려보세요.
    친구의 게시물에 진심 어린 댓글을 달거나,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DM으로 대화를 나누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경험은 사회적 연결감을 높여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출처: 헬스조선, 2025.03.31)

  • SNS 앱을 닫은 후, 잠시 내 감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기분이 좋아졌나요, 아니면 더 불안하거나 우울해졌나요?
    어떤 게시물이나 활동이 내 감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하면, 앞으로 더 건강하게 SNS를 사용하는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치 식사 일지를 쓰듯, 나의 '미디어 소비 습관'과 그 영향을 기록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SNS가 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화면 밖 현실 세계에서의 소중한 관계와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과의 관계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세요.
진정한 행복은 '좋아요' 숫자나 타인의 평가가 아닌, 내 안의 만족감과 세상과의 진실된 연결에서 비롯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아들러 심리학처럼 타인의 인정을 신경 쓰지 말라는 건 알겠는데,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한가요? 사회생활을 하려면 어쩔 수 없지 않나요?

A 매우 현실적인 질문입니다.
아들러가 말하는 것은 타인의 평가를 '전혀' 신경 쓰지 말라는 의미라기보다는, 타인의 기대나 평가에 내 삶의 주도권을 내주지 말라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사회생활에서 기본적인 예의나 규범을 지키고, 타인과 협력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나의 모든 행동과 감정이 타인의 인정에 의해 좌우되어야 함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과제의 분리'를 통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나의 과제'(예: 성실하게 업무하기, 친절하게 대하기)에 집중하고, 그 결과에 대한 타인의 평가는 참고하되 그것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중요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만으로도 훨씬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Q SNS 비교 때문에 자존감이 너무 낮아졌어요.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요?

A 먼저, SNS 비교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은 매우 흔한 경험이며, 결코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자존감 회복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SNS 디톡스: 잠시 SNS 사용을 중단하거나 사용 시간을 크게 줄여보세요.
    비교 대상과 거리를 두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 현실 관계 집중: 가족, 친구 등 현실 속에서 나를 지지해주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세요.

  • 작은 성취 경험 쌓기: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운동, 취미 활동, 공부 등 내가 통제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에 집중해보세요.

  • 자기 칭찬 일기: 하루 동안 내가 잘한 일, 노력한 일, 감사한 일 등을 3가지씩 적어보세요.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입니다.

  • 전문가 도움: 만약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심각하다면 심리 상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고려해보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SNS 속 모습이 전부가 아니며, 당신의 가치는 외적인 조건이나 타인의 평가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꾸준히 상기하는 것입니다.

Q 건강하게 SNS를 사용하면서도 사람들과 계속 연결되고 싶어요.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요?

A 충분히 가능합니다.
핵심은 SNS를 '목적'이 아닌 '도구'로 인식하고, '비교'가 아닌 '연결'과 '기여'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본문 4번째 섹션에서 제안한 방법들을 실천해보세요.

  • 소비 시간 < 상호작용 시간: 무심코 피드를 내리는 시간보다, 의미 있는 댓글이나 메시지를 주고받는 시간을 늘려보세요.

  • 온라인 < 현실: 온라인에서의 소통도 의미 있지만, 현실에서의 만남과 교류를 더 우선시하세요.
    온라인 관계는 현실 관계를 보완하는 수단이 될 때 더 건강합니다.

  • 양 < 질: 얼마나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느냐보다, 얼마나 깊이 있고 진솔하게 소통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소수의 사람들과 진정한 관계를 맺는 데 집중하세요.

  • 나만의 기준 설정: SNS 사용 시간, 목적, 공유 내용 등에 대한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지키려고 노력하세요.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SNS를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균형점을 찾는 것은 지속적인 과정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실험하고 조정해나가면서, SNS를 통해 건강한 관계를 맺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으시길 바랍니다.